출판계 성공법칙 다시 쓰는 신생 강소출판사
- 최근 종합 판매 순위 10위권에 5권이나 올린 중소출판사
- 기존 방식의 틀을 깨는 독자 맞춤형 기획 및 마케팅
최근 한국출판인회의는 전국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집계한 종합 판매순위를 통해 생긴지 2~3년 밖에 안 된 중소출판사의 책이 10위권에 5권이나 올라 있다고 밝혔다.
과연 어떤 강점이 있어 신생, 중소출판사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기존의 베스트셀러 공식을 깬다는 점이다. 몇 달 간 1위를 기록중인 ‘미움받을 용기’는 책 내용의 5분의 1이 담긴 샘플북을 만들어 서울 명동에서 무료로 나눠주며 책을 알렸다. 또한 지난해 출판계에 큰 이슈가 됐던 컬러링북은 국내엔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형 출판사도 고사했는데 출판사 ‘클’이 도입해 43만 부의 판매량을 올렸다.
출판계에선 유명작가를 섭외해 높은 선인세를 주고 대규모 마케팅을 펼쳐 베스트셀러로 이어지는 공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줄고 선인세 경쟁이 과도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져, 오히려 대형 작가가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출판사와 저자를 선택하는 독자들의 성향도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거엔 출판사 이름값을 중시했다면 요즘은 작은 출판사도 발 빠른 기획력으로 독자 맞춤형 책을 출간하고 있어 이름값이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 이상 브랜드 파워나 자본력을 앞세운 성공법칙의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출판계의 중론이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책을 내기 시작해 현재까지 출간한 책이 5종에 불과한 ‘인플루엔셜’은 ‘미움받을 용기’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고, 3위인 ‘하버드 새벽 4시 반’의 ‘라이스메이커’ 역시 3년밖에 안 된 1인 출판사다. 7∼13위를 오간 ‘비밀의 정원’을 낸 출판사 ’클’과 10위권 내에 2권의 책(‘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을 올린 ‘한빛비즈’도 직원이 10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출판사다.
인쇄 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품종 소량 인쇄가 확대되면서 점차 주문형출판(Publish On Demand)의 활성화가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최근 강소 출판사들이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시도가 출판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